미국의 물리학자. 켄들, 테일러와 함께 'SLAC-MIT 실험'으로 불리는 연구를 통해 입자물리학에서 쿼크 모델 개발에 이바지하였으며 이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1930년 시카고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세계 1차 대전당시 미군으로 참전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재봉 공장에 취업하여 나중에는 자영업을 하셨다. 프리드먼드의 어머니는 1914년 미국으로 건너와 의류공장에서 일했다. 두 자녀의 교육은 그의 부모님에게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고 제롬과 그의 형에게 잘 교육 받은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온 다는 것을 항상 강조 하셨다.
제롬은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을 시카고에서 받았다. 음악과 미술을 좋아해 고등학교 때는 특별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햇지만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책을 읽고 물리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시카고 미술 연구소 장학금과 미술 선생님의 강력한 추천을 뒤로하고 프리드먼은 이탈리아 원자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가 교수로 있는 시카고 대학에 입학하기로 결심한다. 1950년 물리학과에 입학해 1953년 석사학위를 받고 1956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카고 대학과 스텐포드 대학에서 연구활동을 한 후 1960년 MIT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1967년에 전임 교수가 되었고 1983년에는 물리학과 학과장을 맡았다. 일찍이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몸담고 양성자와 중성자 안에 존재하는 소립자인 '쿼크'를 밝혀내는 연구에 전념해, 1967년 같은 대학의 켄들(Henry Kendall)과 함께 스탠퍼드대학교의 전자가속기를 이용, 양성자 내부를 조사하려는 실험 계획을 세웠다.
이어 스탠퍼드대학교의 테일러(Richard E.Taylor) 교수와 함께 진공 궤도의 길이가 3.2㎞에 달하는 전자가속기를 이용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전자를 가속, 지름이 10조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양성자의 중심부에 공격을 가한 결과 공격해 들어간 전자가 반발력으로 인해 다시 튀어나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정밀 실험을 계속한 끝에 세 사람은 결국 양성자 안에 전자를 되돌려 보내는 새로운 입자, 즉 '쿼크'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그 이전에는 원자 안에 양성자·중성자·전자 세 종류의 입자만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이들의 연구로 물질의 내부 구조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을 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물질의 99% 이상이 글루온과 쿼크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의 연구를 'SLAC-MIT 실험'으로 부르는데, 이들은 1990년 입자물리학에서 쿼크 모델 개발에 이바지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공동수상>
헨리 웨이 켄들(Henry Way Kendall, 1926~1999)
미국의 물리학자.
암헤스트 칼리지에서 수학을 공부하였으며, 1951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박사후과정을 이수하였다. 1968~9년 공동 수상자들과 함께 전자 가속기를 사용한 'SLAC-MIT 실험'을 통하여 '쿼크'의 존재를 입증함으로써 물리학의 새로운 분야를 열었다.
리처드 에드워드 테일러(Richard Edward Taylor, 1929~)
캐나다의 물리학자.
앨버타 대학에서 학사(1950년) 및 석사(1952년) 학위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1962년)를 취득하였다. 1962~8년 스탠퍼드선형가속기센터(SLAC) 연구원으로 활동 하였다. 1968~9년 공동 수상자들과 함께 전자 가속기를 사용한 'SLAC-MIT 실험'을 통하여 '쿼크'의 존재를 입증하였다. 1968년 동 대학교부교수로 임용 되었으며, 1970년 정교수가 되었다.
전하,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더 명확한 그림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관찰 가능한 우주가 우리가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도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마저도 우주의 대양에서 하나의 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천지 만물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영역, 즉 분자와 원자, 그리고 소립자로 이어지는 점점 더 작은 구성 단위 쪽으로의 영역도 있습니다.
가장 먼 은하에서 소립자까지 우주 만물의 모든 수준에서 사실들을 수집하고 그들 간의 관계를 해독해 내는 것이 과학이 해야 할 일입니다. 연구를 통해 축적된 정보의 양은 급증하였고, 그만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도 늘어 갔습니다. 이런 혼란스런 상황이 1950년대 말을 지배했습니다. 미시세계의 가장 깊은 영역에는 전자,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으며, 오랫동안 이 입자들은 물질의 가장 근본적인 구성 성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그것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새로운 입자들이 발견되어 근본입자의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질량의 99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양성자와 중성자의 역할은 명확합니다만, 도대체 다른 입자들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질서 있는 자연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요?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숨겨진 질서가 있었던 것일까요?
단지 몇 개의 구성 요소만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더 깊은 영역, 아마도 궁극적인 레벨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그 질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델의 구성 요소는 쿼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이 이름은 196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머리 겔만이 아일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명작 『피네건의 경야』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러나 쿼크 모델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핵민주주의'라고 부르던 모델도 있었는데, 이 모델에서는 어떤 입자도 기본입자가 될 수 없으며, 모든 입자가 궁극적이며 동등하게 서로를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올해의 수상자들은 이런 어둠에 불을 밝혔습니다. 그들은 볼프강 파노프스키에 의해 캘리포니아 스탠퍼드에 지어진 3킬로미터 길이의 전자가속기라는 어마어마한 현미경을 이용해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연구했습니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발견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더 낮은 에너지를 사용한 비슷한 실험에서 양성자가 마치 부드러운 젤라틴 공처럼 행동한다는 것이 이미 밝혀져 있었으며, 원자나 핵의 여기상태와 비슷한 많은 여기상태에 있다는 것도 확인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양성자를 극단적인 조건에서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충돌 후 심하게 편향되는 전자를 찾아내어 커다란 충돌에너지를 흡수한 양성자가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부서지면서 새로운 입자들을 쏟아내는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깊은 비탄성 산란'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너무 드물어서 연구할 가치가 없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실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양성자의 면모를 보여 주는 깊은 비탄성 산란은 기대보다 훨씬 더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이 결과가 운동하는 전자들이 방출한 빛일 것이라며 회의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올해 수상자들의 실험은 대단히 면밀한 것이었으며, 나중에 다른 실험들로 그들의 발견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실험 결과는 이론물리학자인 제임스 뵤르켄과 고 리처드 파인먼이 해석하였습니다. 파인먼은 25년 전 이 홀에서 또 다른 위대한 기여로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들의 해석은 전자들이 양성자 내부의 단단한 점 같은 물체에서 물수제비 뜨는 돌멩이처럼 튕겨 나가는 것입니다. 바로 이 단단한 점들이 쿼크로 밝혀짐으로써 물리학자들은 그림을 단순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쿼크만으로는 완전한 설명이 불가능하였습니다. 실험 결과들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입자가 양성자 속에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는데, 이것이 글루온입자들로 쿼크들을 양성자나 다른 입자들 속에 묶어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만물의 이해를 위한 새로운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으며, 물리학의 역사에 새 시대가 열렸습니다.
친애하는 프리드먼 교수님, 켄들 교수님, 그리고 테일러 교수님.
여러분은 화려한 쿼크와 글루온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깊은 비탄성 산란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을 대표하여 여러분들께 따뜻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전하로부터 노벨상을 받으시겠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세실리아 야를스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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