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연구시설 장비의 운영과 관리를 해당 장비를 직접 활용하는 연구자들의 임무로 맡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자기 연구가 수행될 동안에는 장비를 관리할 수 있지만, 연구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는 자신이 활용했던 장비들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또한 이전에 활용했던 장비를 계속 관리해야 할 이유가 없고, 이미 연구가 종료된 장비에 접근할 권리도 없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기관의 연구시설장비 운영관리를 전담하는 “연구장비 담당관”을 배치하여 100점 이상의 장비들이 어디에 소재하고 있고, 어떤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파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철도 관련 연구시설들은 사업장이 전국 여러 곳에 존재하는 관계로, 여러 사업장의 여러 장비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015년 현재는 철도기술연구원의 “건설관리단”이 장비 관리 업무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그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연구장비 관리 목록

<그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건설관리단의 장비 관리

한편, 연구 시설 장비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노후화되거나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비가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시로 살펴보고 보수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때, 장비가 처음 도입된 이후 얼마나 시일이 경과했는지, 언제 마지막으로 점검과 수리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바로 운영일지와 유지보수일지입니다. 이와 같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하여 현재 장비의 성능 상태를 추측할 수 있고, 남아 있는 수명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장비의 재활용, 공동활용, 불용 처분 등의 정확한 판정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언제 어느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지도 장비를 일일이 살펴보기 이전에 일차적으로는 일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연구기관이 어떤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어떤 장비를 공동 활용할 수 있을지 외부에 자신 있게 공개할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장비관리 전담인력이 시설장비에 대해 꾸준히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수준의 적절한 유지보수를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장비 총람

연구시설장비 관리 책임자는 장비운영 현황(각 장비의 사용시간, 사용회수 등)을 장비운영일지에 기록하며, 장비의 성능 향상/유지/저하 여부, 장비의 고장과 수리 여부, 부품 교체의 시기와 실시 여부 등을 장비 유지보수 일지에 기록함으로써, 차후에 해당 연구시설장비를 사용할 다른 연구자들이 장비의 상태를 파악하고, 잔여 수명과 사용 가능성을 판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과제 수행기간 동안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연구자들에게만 운영과 유지보수 업무를 맡길 것이 아니라, 별도의 장비관리 전문가를 지정하여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장비의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히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연구과제가 종료된 후에는 연구자들이 자신들이 활용했던 장비를 더 이상 관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본인들이 직접 활용하지 않을 장비에 접근할 권한이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장비 전담운영 인력은 해당 장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성능이 저하되거나 고장/파손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숙지하고 있는 인재이어야 합니다. 또한 장비 운영자가 수시로 교체될 경우에는 장기간 보유되어야 할 장비에 대한 운영관리 능력이 미숙해질 수 있으므로, 신분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에게 이 업무를 맡기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관 차원에서 장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고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인력을 선발하여 “연구장비 담당관”으로 지정하여 연구 시설 장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책임을 지고 직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