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에서는 특산 식물에서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은 천연요소와 단일 성분을 선택적으로 추출해내는 초임계 추출기가 운용되고 있다. 이 □□기관의 전체 직원 25명 가운데 전 원장 등 14명은 기업 지원 및 연구개발 목적으로 설치된 25억 상당의 초임계 추출기를 활용해 전 원장의 명절 선물용 참기름 300~500병을 만들어 돌린 것으로 조사되었다.

수사를 맡은 A 광역수사대장은 “원장 이하 말단 직원들까지 전체가 다 한 사이클이 되어 가지고 움직였다”고 밝혔다. 또한 참기름의 재료가 되는 참깨를 살 때는 과학 기자재 납품업자 이모씨로부터 참기름 생산 재료를 납품받고도 과학 기자재를 납품받은 것처럼 지출 결의서를 허위 작성하는 이른바 '가장 거래 수법'으로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4년간 연구비 6천2백만 원을 유용하였다. 경찰은 ○○부서의 전 원장과 연루된 연구원 등과 납품업자 20명을 모두 불구속 입건하고 인근의 다른 6개의 연구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다.

이 사례의 경우 국가연구시설장비 관리 표준지침(2015.6)에서 규정하는 연구장비·시설의 관리 단계 중 활용 단계에서 고가의 연구장비를 활용하여 참기름을 추출한 활용내역이 불법이면서 장비 활용의 비윤리적 사례입니다. 그러나 참기름을 추출해서 전 원장의 개인적인 선물로 이용한 행위를 제외하고 장비의 도입과 유지·보수의 단계만을 살펴본다면 잘못된 부분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에서 연구장비·시설의 관리와 운영을 시스템으로만 관리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윤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첫째, 초임계 추출기는 일정 온도 이상에서 기체와 액체의 성질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인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활용, 특정물질의 필요 요소를 추출하는 기기입니다. 이러한 최첨단 장비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일에 4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활용되었음에도 연구센터의 수장과 연구원들이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이 없었다는 것은 연구계의 심각한 윤리의식 부재를 엿볼 수 있는 충격적인 사례입니다.

둘째, 25명이라는 적지 않은 연구원 및 직원들이 이러한 행태를 4년간이나 눈감는 것도 모자라 부정행위에 동참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상하관계의 비윤리적인 행태와 연구장비·시설에 대한 윤리의식의 부재가 심각한 수준임을 상기시키는 사례입니다. 결국 4년간이나 지속된 문제의 참기름 선물은 ○○부서의 내부고발로 인해 조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일 외에도 문제시 될 수 있는 것은 선물용 참기름을 추출하는 동안 초임계 장비의 사용을 희망하는 다른 연구자나 중소기업이 없었는지 그리고 의뢰 건이 있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의뢰를 받지 않았는지 의심을 해볼 수 있습니다.

초임계 기술의 대표적인 응용 분야는 디카페인 커피를 생산하기 위한 카페인 추출 공정, 담배에서 니코틴 함량을 조절하기 위한 니코틴 추출 공정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참기름 추출 공정에도 사용됩니다. 그 외에도 반도체 세정이나 폐수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과학과 산업의 전반적인 분야에 응용되는 꿈의 기술로서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윤리적인 측면에서 투명한 연구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